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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십

“철저히 자신에게 돌아가라”

“철저히 자신에게 돌아가라”

기술과 매뉴얼이 요구되는 변화의 방법, ‘자기변화 컨설턴트’들에게 들어본다

변화가 어려운 것은, 변화의 본질이 습관에 도전해 습관을 바꾸어내는 것이기 때문인지 모른다.

‘세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을 들춰낼 것도 없이 일상을 바꾸는 일은 지구를 들어올리는 일보다 힘든 게 사실이다. 그래서 변화에는 기술이 필요하고 매뉴얼이 요구된다. 목적의식적인 노력과 준비 없이 변화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

너무나 절실한 내부의 욕망을 찾아…

조직과 개인의 변화과정을 관찰하고 거기에 개입해 조언하는 것을 직업으로 하는 ‘자기변화 컨설턴트’들에 따르면 변화하려면 먼저 자신에게 돌아와야 한다. 변화란 다른 누군가가 되는 것이 아니라 철저히 자신에게 돌아가는 것이라는 얘기다. 진실한 자신을 발견하지 못하면 변화할 이유를 찾을 수 없다.


△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 하루 2시간씩 투자하라.” 구본형씨는 22시간의 인생을 살라고 조언한다.(류우종 기자)

1980년부터 2000년까지 20년 동안 한국 IBM에서 근무하다가 직장을 그만두고 1인 기업인 변화경영연구소를 차린 구본형(59)씨는 “외부로부터 주어지는 변화는 불편해 성공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직장생활을 하다보면 ‘전문가가 되어볼래?’ ‘40대 이후에는 뭐할래?’ ‘좀 창조적으로 변하면 어떻겠니?’ 하는 등의 변화 요구를 받는다. 이런 것처럼 밖에서 요구하는 변화는 불편하다. 자신의 내부에서 자신을 스스로 ‘경영’하려는 요구가 터져나와야 한다. 정신적인 부분이 충족되고 라이프 스타일과 인생관, 철학이 바뀌는 과정이 선행되어야 변화는 성공한다.”

그러면서 그는 “진정한 나와 대면하는 자세와 태도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자신의 내부 깊숙이 울리는 욕망의 소리에 귀기울이라고 그는 충고한다. 여기에서 말하는 욕망이란 단순한 소망이나 충동이 아니라, “너무나 절실해서 우리를 행동으로 내모는 그런 것”이다.

가장 자기다운 것으로 돌아가 진짜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찾으면 다른 이들의 평가는 부차적인 것이 된다. 누군가의 손톱을 손질하는 일을 한다면 이전에는 ‘하찮은 일’로 치부했겠지만, 지금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네일 아티스트’로 인정받는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구씨는 “개성적이고 독특함을 높이 인정하고 개인의 창의성과 상상력이 돈이 되는 사회가 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바로 나 자신’이며 불확실한 미래를 위해 현재를 저당잡힌 채 무기력하게  살아가는 현대인을 위해서는 변화라는 결단이 필요하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그는 그러면서 종종 ‘상황의 압력’이라는 ‘신화’를거론하며 변화를 거부하는 사람들의 행태를 비판한다. 그는 이들 책에서 “당신의 인생을 조종하고 있는 자는 누구인가. 당신 자신인가, 아니면 상사·배우자·돈·운명·인간관계? 당신은 주변 여건에 열쇠를 내맡기고 있는가? 혹은 당신은 타인이라는 강력한 국제적 음모의 희생자인가”라고 반문한다. “증오하면서도 그 일터를 떠나지 못한다면 당신은 아직 그곳을 떠나고 싶지 않은 것”이라거나 “시간이 없다고 하는 것은 그 일이 당신에게 중요하지 않다는 의미”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자아 이미지를 변화시키는 일

맥스웰 몰츠 박사가 제안하는 ‘자아혁명 프로그램’에서도 첫 번째로 강조하는 원칙은 역시 자아 이미 지를 변화시키는 일이다. 자아 이미지는 자기 자신에 대한 생각을 의미하는데, 몰츠 박사는 “자기혁신은 외모가 아닌 내면에 존재하는 자아 이미지를 바꾸는 데서 출발한다”고 강조한다. 얼굴에 난 흉터를 성형수술로 고치더라도 손상된 자아 이미지에 비슷한 수정을 가하지 않는다면 수술로 인한 심리적 변화는 크지 않다는 것이다. 스티븐 코비의 베스트셀러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에서도 가장 첫머리에 등장하는 얘기가 바로 ‘내면으로부터 시작하라’는 것이다. 데이비드 A. 샤피로 등이 쓴 <일할 때는 휘파람을 부세요>에서 강조하는 것 역시 자신의 소명·열정·재능·가치를 발견하는 법을 찾는 일이다.

앤서니 로빈스는 <내안에 잠든 거인을 깨워라>에서 개개인의 내부에 존재하는 잠재력을 깨우는 방법으로 ‘신경언어프로그래밍’(NLP·Neuro-Linguistic Programming)을 제시했다. 변화를 위해서는 자신의 감정부터 다스려야 하고, 그 뒤로는 인간관계·경제력·행동·시간·휴식과 놀이 등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타성에 젖어 수동적으로 사는 것을 ‘나이아가라 증후군’이라고 불렀다. 자신의 인생을 주도적으로 살지 못하고 그럭저럭 떠밀려 내려가다가 결국 인생의 폭포 가장자리로 내밀리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이다.

구본형씨는 “‘하고 싶은 일을 하다 보면, 가족을 먹여살릴 수 없다’는 잘못된 깨달음은 이미 사라져가고 있는 구시대의 관념”이라고 잘라 말한다. “아직까지도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은 세상이 ‘하고 싶지만 할 수 없는 일’과 ‘하기 싫지만 해야 하는 일’로 이뤄진 것이라고 말하지만 지금은 그런 시대가 아니다. 지금은 다양함과 전문성이 인정받는 시대이기 때문에 마음에 드는 길을 걷다 보면 부유함이 따르는 시대가 됐고, 우리나라의 자본주의 발달 정도가 그것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고 그는 강조한다.

나이키 창업자 필 나이트는 바로 그런 경우에 속하는 인물이다. 필 나이트는 학창시절에 단거리 달리기 선수였는데 자신의 실력으로는 도저히 프로선수가 될 수 없음을 깨닫고 선수생활을 접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이 좋아하는 달리기를 포기하지 않았고, 불편한 신발을 신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소규모 공장을 차린 뒤 트럭에 운동화를 싣고 장사를 시작한 것이 세계적인 스포츠용품 생산업체의 출발이 되었다.

자신에게서 변화의 동력을 찾더라도 꾸준한 준비 없이는 변화에 성공하기 어렵다. 준비를 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는 변화의 에너지인 시간을 확보하는 일이다. 전문가들은 하루에 2시간 정도를 스스로에게 투자하는 생활이 2~3년 정도는 지나야 변화가 연착륙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요즘에 아침형 인간이니 새벽형 인간이니 저녁형 인간이니 하면서 시간관리 패턴을 제안하고 있는데, 매일 시간을 꾸준히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지 언제 그 시간을 쓰느냐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 저녁 때 더 활력이 넘치는 젊은이들에게 아침에 무조건 일어나라고 할 일은 아니다”는 게 구본형씨의 조언이다.

나이키 창업자 필 나이트의 경우

변화가 조직인을 개인 창업자로 만드는 것만을 뜻하는 것만은 아니다. 직장이라는 ‘조직’을 발판으로 성공할 수 있는 이에게 그곳을 떠나라고 말하는 것은 무책임하다. 변화는 다양하며 자신의 조건에 맞아야 한다. 그래서 창업가 기질도 진단받아야 한다.

구씨는 “새해 변화를 꿈꾸는 모든 이들에게 꼭 들려주고 싶은 말은 자기 내부에서 원하는 관심 분야와 관련해서 취미 하나를 가져보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마음속의 꿈을 이루기 위해 취미를 가지고 목적의식적으로 시간을 투자하는 것은 진정한 변화의 시작이다.

- 글 : 김창석 기자 kimcs@hani.co.kr

- 출처 : 한겨례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