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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취미

윈스톰 맥스 시승기



GM대우자동차가 윈스톰 맥스를 최근 내놨다. 부평공장에서 생산, 독일로 수출하던 오펠 안타라를 한국형으로 만들어낸 셈이다. 윈스톰 맥스는 기존 윈스톰 5인승의 대체차종이 아니다. 윈스톰 가운데 5인승 프리미엄 제품으로 선보였다. 회사측은 윈스톰 제품군 확대를 통해 고유가로 줄어든 SUV 판매실적을 회복한다는 전략이다. 조만간 윈스톰 맥스 2.4ℓ 가솔린엔진이 등장하는 것도 그래서다.

사실 윈스톰은 라세티와 마찬가지로 GM의 글로벌 차종이다. 이미 해외에선 시보레 캡티바로, 독일에선 오펠 안타라로 판매되고 있다. 그러나 캡티바와 안타라는 조금 다르다. 기본 차대(GM에선 아키텍처라 부른다)와 파워트레인은 같지만 오펠은 내외관이 조금 다른 차종을 만들었다. 유럽, 특히 독일인들의 정서를 조금 더 감안했다. 물론 생산지역은 한국이다. GM대우가 생산, 독일로 수출하는 방식이다. 따라서 GM대우 입장에선 기존 윈스톰 제품군에 맥스 하나를 더하는 게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었던 셈이다.


▲스타일
 윈스톰과 윈스톰 맥스의 가장 큰 차이점은 단연 스타일이다. 윈스톰이 남성적이라면 맥스에는 약간의 여성미가 가미됐다. 특히 라디에이터 그릴과 헤드 램프 등 앞모양이 확연한 차이를 드러낸다. 윈스톰이 직선 위주의 역동성을 띤다면, 맥스는 다소 곡선이 사용돼 부드러운 이미지를 형상화했다. 특히 라디에이터 그릴의 대형 크롬 처리가 돋보인다. 아래쪽에 약간의 층을 둔 헤드 램프는 평행사각형의 윈스톰과 차이를 보인다. 뒷모양에선 리어 램프의 위치와 모양이 조금 달라졌다. 원형 램프를 통해 전반적으로 둥근 이미지를 지켰음을 알 수 있다.



이 밖에 윈스톰의 듀얼 머플러가 맥스에선 싱글 머플러로 변했다. 대중적인 차일수록 화려함보다 간결함을 원하는 독일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춘 결과로 보인다. 기본 스타일은 거의 같으나 큰 비용이 들지 않는 몇 가지 세부적인 부분에서 차별화한 셈이다.

실내는 윈스톰과 맥스가 많이 다르다. 계기판엔 크롬이 테두리로 둘러져 있어 첨단 이미지를 풍긴다. 센터페시아 위쪽의 모니터도 윈스톰보다 면적이 작다. 모니터에는 연료효율 등 각종 정보가 제공되지만 ℓ당 주행거리를 표시하는 국내와 달리 100㎞당 연료소모량을 표시하는 유럽식이다. 한국형으로 전환했다고는 하지만 아직 완벽하진 못하다는 반증이다. 실제 GM대우 관계자는 “국내 소비자들이 필요로 하는 내비게이션 등은 개발중”이라며 “소비자 선호 편의품목의 확대 적용을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른 바 ‘있을 것 다 있어야 한다’는 한국 소비자들의 눈높이에는 2% 부족한 셈이다







스티어링 휠은 3스포크 형태다. 아랫 부분에 은색이 덧대져 멋을 부렸지만 개인적으로는 오히려 어색해 보인다. 반면 센터페시아 상단에 나란히 자리잡은 3개의 송풍구는 시각적으로 매우 잘 정돈됐다. 오디오와 공조장치 조작버튼도 배열이 간결하다. 군더더기없는 위치 배열에 신경쓴 듯하다.







개선해야 할 점도 있다. 사이드 미러 조절장치의 화살표가 너무 작다. 또 사이드 미러 조절버튼을 알리는 부분이 화살표로 인식될 수 있어 좌우 사이드 미러 조작에 착오가 있을 수 있다. 실제 주행 전 사이드 미러를 좌측으로 돌린 후 미러를 조절했으나 우측 미러의 각도가 달라졌다. GM대우도 이 부분에 대해 개선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정했다.


 ▲성능
 윈스톰 맥스에는 윈스톰과 같은 가변형 터보차저 2.0ℓ 커먼레일 디젤엔진과 5단 자동변속기가 탑재됐다. 물론 최고출력도 150마력으로 윈스톰과 같다. 따라서 성능면에서 재평가할 만한 항목은 없다. 그러나 서스펜션은 달라졌다. 개인적으로 안타라 버전을 타본 기억과 비교하면 한국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도록 약간 부드러워졌다. 타이어와 쇼크업소버를 바꿨고, 스프링의 탄성을 조절한 결과다. 핸들링도 가볍게 세팅했다. 묵직함을 선호하지 않는 한국 소비자들의 취향이 반영된 것. 물론 묵직한 핸들링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여전히 다수가 가벼움을 좋아한다는 측면을 고려했다.





시승코스는 사천공항에서 거제도로 향하는 고속도로와 국도, 비포장도로로 구성된 100㎞ 정도였다. 첫 번째는 고속도로. 시속 140㎞까지는 가뿐하다. 그 이상도 낼 수 있었으나 비가 내려 안전을 고려했다. 몇 번의 가·감속을 해보니 가속성능은 무난했다. 그러나 저속에서 가속할 때 들리는 디젤 특유의 소음이 거슬린다. 게다가 최근 디젤차라도 페달 반응이 비교적 빠르다는 점을 고려하면 반응이 늦은 편이다. 물론 포르쉐 카이엔처럼 고성능 SUV가 아닌, 대중적 SUV의 성격을 표방한 윈스톰 맥스에서 페달 반응속도가 중요한 건 아니지만 윈스톰 맥스가 겨냥하는 타깃이 30~40대 개성 강한 소비층임을 고려하면 다소 생각해볼 대목이다.



고속도로 구간이 끝나고 비포장도로에 올라섰다. 흔히 말하는 험로가 아니라 비교적 잘 닦여진 비포장도로였다. 거친 노면이지만 타이어와 서스펜션, 시트 등에서 충격이 제대로 걸러져 운전자의 피로감은 크지 않았다. 서스펜션 튜닝에 신경썼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덕분에 코너링 성능도 무난하다. SUV라는 점에서 과감한 코너링은 자제했으나 몇 번의 급회전 시도를 통해 안정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전자식 주행안전 프로그램(ESC)의 효과도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총평
 윈스톰 맥스는 5인승 프리미엄 소형 SUV다. 출시된 지 2년이 된 윈스톰에 변화를 준 차종으로 보면 된다. 이 차는 자동 차고유지장치와 3단계 히팅시트(앞좌석), 전후방 주차감지센서, 헤드 램프 워셔, 냉장 기능의 글로브 박스 등 필요한 고급 품목을 대부분 갖췄다. 여기에 친환경 디젤승용차로 분류돼 5년간 환경개선부담금이 면제된다. ℓ당 11.5㎞(4WD)의 연비도 자랑거리다. 요즘같은 고유가시대에 ℓ당 1㎞만 주행거리가 늘어나도 감사할 따름이다. 애프터서비스 강화를 위해 보증수리기간도 늘렸다. 이런 이유로 가격은 조금 비싸다. 고급형이 2,833만원, 최고급형은 2,996만원이다. 5인승 프리미엄 SUV 컨셉트라는 점을 가격에서부터 보여주는 셈이다.




 시승 / 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사진/ 권윤경 기자 kwon@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