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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는 지금

이태백에서 삼태백으로 고고!!

청년실업 장기화 ‘삼태백’ 양산

지난해까지 29세의 나이로 청년 실업자로 분류됐던 홍모(서울 노원구 상계동)씨. 그는 올해 30세가 됐지만 여전히 실업자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그는 “대학 동료 중 나처럼 아직 일자리를 잡지 못한 친구들이 적지 않다”며 “최근에는 ‘이태백(20대 태반이 백수)’을 넘어 ‘삼태백(30대도 태반이 백수)’이란 비유까지 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청년실업 문제가 30대로 빠르게 넘어가고 있다. 최근 수년간 경기부진 속에서 고용시장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청년실업이 30대 문제로 급속하게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구조조정으로 일자리에서 밀려나는 현상과는 또 다른 차원의 문제로, 아예 사회에 첫 발을 딛지도 못한 젊은이들이 갈수록 늘고 있는 셈이다.

18일 통계청에 따르면 30대 전반 연령층(30~34세)의 올 1분기(1~3월) 실업률은 4.4%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30대 전반 실업률이 4%대를 넘은 것은 지난해 1분기 4.1%에 이어 분기별로 이번이 두 번째다. ‘이태백’세대가 나이가 들도록 일자리를 찾지 못하다보니 30대 실업자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30대 전반 연령층의 실업문제는 연도별로 살펴볼 때 더욱 뚜렷해진다. 노무현 정부 출범 이후 첫 해인 2003년에 30대 전반 실업률은 분기별 등락은 있지만 3.3~3.6%대에서 움직였다. 2004년에는 3.2~3.5%로 소폭 낮아졌다. 하지만 2005년에는 3.5~3.8%로 높아졌고, 지난해에는 3.6~4.1%를 나타냈다. 그리고 올해 1분기에는 4.4%까지 도달했다. 임기말로 갈수록 점점 높아지는 추이를 나타내고 있다.

20대(20~29세) 실업률 역시 7%대 고공행진을 지속하며 풀리지 않고 있다. 20대 실업률은 김대중 정부 말기인 2002년에 6.6%였다. 하지만 2003년 7.7%, 2004년 7.9%, 2005년 7.7%였고 2006년에도 7.7%를 유지했다. 사회에 새 힘을 불어넣어야 할 30대가 ‘실업자’로 전락하는 비중이 계속 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궁극적으로 청년 실업은 제조업 부문에서 제대로 된 일자리가 많이 창출되어야 해결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최영섭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연구위원은 “제조업에서 생산된 재화가 수출로 연결되고 다시 근로자 소득증대로 돌아와 국내소비와 일자리 증가의 선순환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손민중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제조업체들이 투자대비 수익성이 높은 차세대 산업을 찾지 못하다 보니 일자리 창출에 적극 나서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문화일보 6/18